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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기본소득제도 공론화

이한기 마산대학교 교수(기본소득국민운동 경남본부 공동대표, 본사 논설위원)

오웅근 기자 | 기사입력 2021/01/07 [15:07]

[칼럼]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기본소득제도 공론화

이한기 마산대학교 교수(기본소득국민운동 경남본부 공동대표, 본사 논설위원)

오웅근 기자 | 입력 : 2021/01/07 [15:07]
이한기 마산대학교 교수(기본소득국민운동 경남본부 공동대표, 본사 논설위원)
이한기 마산대학교 교수(기본소득국민운동 경남본부 공동대표, 본사 논설위원)

1967년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Martin L. King, 1929~1968) 목사는 '우리는 여기서 어디로 갈 것인가: 혼돈인가 공동체인가'라는 책에서, 기본소득(보장소득)이라는 방법으로 직접 빈곤을 폐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백인에게도 이익을 가져다 준다. 흑인과 백인 양쪽이 이 변화를 수행하기 위해 연대하여 행동하기를 바란다." 고 하였다. 인종 차별이 없는 세상 그리고 빈곤 해결이라는 그의 꿈은 암살에 의해 실패로 끝났지만, 그의 꿈은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우리 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코로나 뉴노멀은 이전에 담론 수준에 머물던 논제들을 단숨에 현안으로 부상시켰다. 그중 하나가 킹목사가 제안한 '기본소득(Basic income)'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일자리의 감소라는 위기상황이 지속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이 기존 수준의 삶을 영위하는 데 기본소득이 유용한 정책적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이란 국민의 '적절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에게 개별적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으로, 기존의 생활보장제도와는 다른 3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째 국가나 자치단체가 모든 구성원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보장소득이라는 것이고, 둘째 자산 심사나 노동 요구 없이 지급하는 무조건부 보장소득이며, 셋째 가구가 아닌 구성원 개개인에게 지급하는 개별적 보장소득이라는 점이다.
 
종래에 기본소득은 진보 진영의 아젠다로 인식됐으나 최근 보수 진영에서도 도입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볼 때, 이제 어느 한 이념의 독점물은 아닌 듯하다. 그만큼 도입을 위한 논의의 장이 한층 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에는 기본소득국민운동 경남본부도 창립되었고, 필자도 공공대표로서 기본소득 공론화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기본소득 도입 논의는 보혁을 떠나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 있는 상태다. 찬성측은 기본소득을 실현하게 되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본소득은 인간다운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일종의 '기본권'이라는 것이다. 소요 재원은 세금 재분배를 통해 충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 측에서는 노동을 통한 기여 없이 대가를 받아서는 안되며 기본소득이 노동 욕구를 떨어뜨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생산 능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며 기존의 복지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2017년과 2018년, 세금도 없는 조건 없는 기본소득 실험을 한 핀란드는 어떠할까. 2020년 5월 핀란드 정부는 기본소득 실험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절반의 실패 또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했다.
그것은 기본소득을 받는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면서 더 적극적으로 일할 것이라는 추정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것(실패)과,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이들의 삶의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났고 미래 확신이 더 컷다는 것(성공)이다.

이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실업자만을 대상으로 하였고, 표본이 너무 작았으며, 실험 기간도 짧았다는 오류가 있으므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코로나 뉴노멀 위기에 처한 지금, 한국사회에서 기본소득은 매력적인 아젠다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아직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크고 연구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당장 우리사회에 뿌리 내리기는 현실적 제약도 많아 보이고 국민적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논의의 싹부터 잘라버릴 이유는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위기감과 마주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충격은 우리의 생존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다양한 수단의 하나로서, 기본소득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와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기본소득은 개념상으로는 단순하지만, 실행 가능성 측면에서는 복합적이며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기본소득운동 경남본부 차원에서도 워크숍 등 토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토론하게 하여 찬반 공방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면 좋겠다.

그 공방은 기본소득의 실시 여부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며, 해법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종 차별이 없는 세상 그리고 빈곤 해결’이라는 킹 목사의 꿈이 우리 사회를 구원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는 길이 아닐지 함께 생각해 보는 2021년 새해이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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